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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뉴욕에는 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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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는 저마다의 마스코트가 있다. 서울의 해치처럼 지자체에서 직접 선정한 마스코트도 있지만, 대전의 성심당이나 제주도의 감귤이나 돌하르방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들도 있다. 

서울시 해치는 사실 이번에 처음 봤다..

 

그럼 뉴욕의 마스코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자유의 여신상이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처럼 뉴욕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랜드마크도 있고, 월가의 황소같은 유명한 동상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뉴욕에 살고 있더라도, 집이나 직장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한 달에 한 번 보기도 쉽지 않다. 두어 차례 구경하고 나면 다시 방문하지는 않게되는 관광지에 가깝다.


누구나 흔하게, 한 주에도 몇 차례는 쉽게 볼 수 있는 것을 지역의 마스코트로 고른다면 뉴욕은 단연 쥐가 선택될 것 같다. 뉴욕에는 사람보다 많은 쥐가 살고 있다고 하며, 가장 쥐가 들끓는 도시라고 한다. 우리는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집에는 쥐가 출몰하지 않지만, 뉴욕이나 근처 지역의 주택에 사는 경우 집에서도 심심치 않게 쥐가 출몰한다. 사실상 쥐랑 같이 사는 것이나 다름 없을 정도라고.. 덕분에 아마존에는 쥐를 잡기위한 아주 다양한 덫들을 팔고 있다. 우리 집에서 쥐를 볼 수 없을 뿐, 길거리나 지하철 역에서는 쥐를 자주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쥐를 뉴욕에 온 뒤로 상당히 자주 목격한다. 뉴욕에 입성한 뒤, 몇 달간은 쥐가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 눈에 보이기 시작한 뒤로는 걷잡을 수 없다. 길거리에 쌓여있는 쓰레기 봉투 근처를 돌아다니고, 지하철 선로 근처를 배회한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피자 조각을 물고 뉴욕 지하철로 들어가는 쥐가 퍼진 적이 있다. 이걸 기반으로 Pizza Rat 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했는데, 이걸 기반으로 아마존등의 다양한 쇼핑몰에서 스마트폰 케이스마그넷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한다. 사람들이 Pizza Rat에 이토록 열광하는 것은 캐릭터가 귀여워서라기 보다는 Pizza Rat이 뉴욕의 상태를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Pizza Rat 이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폰케이스까지 만들 정도인가 싶긴 하다...


그럼 대체 뉴욕에는 왜 쥐가 많을까. 깊게 생각해보거나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뉴욕에서 한 달만 살아보면 쥐가 없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모든 이유를 차치하더라도, 이들은 음식물을 분리수거하지 않는다. 플라스틱, 종이, 유리 등 일부 깨끗한 것들을 제외한 모든 쓰레기는 검은색 비닐 봉투에 들어간다. 음식물이 아무렇게나 검은 봉투에 담겨져 길거리에 쌓여있으니, 쥐가 들끓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이것은 뉴욕만의 문제가 아닌 미국 전체의 문제이겠으나, 뉴욕의 높은 인구 밀도를 고려하면 다른 도시보다 쥐가 많은 것도 이해가 간다. 


얼마 전 아내와 뉴욕 링컨 센터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공연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왔다. 제 1막의 마지막 부분에서 클라라와 장난감 병정들이 쥐들과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원래는 이 장면이 좀 뜬금없다고, 21세기의 현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차이코프스키에게 양해를 구하고 극을 각색한다면 쥐보다는 바선생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라는 잘못된 생각했었다. 클라라가 뉴욕 시민일 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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