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보다 물가가 비싸다. 그리고 뉴욕은 미국의 다른 도시보다도 물가가 높은 편인 것 같다. 인당 GDP가 우리나라의 2배를 훌쩍 넘기는 나라이니, 한국에서 온 입장에서 높은 물가를 체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몇 개월이 지나도 아직 적응이 잘 되질 않는다.
월세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월세다. 우리는 뉴욕의 1-bed 아파트에 살고 있다. 한국에서 “원룸”이라고 부르는 구조를 미국에서는 studio라고 부르고, 거기에 방이 하나씩 붙을 때마다 1-bed, 2-bed 가 되는 식이다. 그러니까 1-bed는 침실 하나와 비슷한 사이즈의 거실이 하나 있는 구조다. 아마도 한국의 1.5룸이 미국의 1-bed와 구조와 크기가 비슷하지 싶다. 물론 월세는 비슷하지 않다.
조사 기관에 따라 상이한 것 같지만, 이 페이지에 따르면 뉴욕시의 1-bed 평균 월세는 $4,400을 넘는다. 감히 원화로 환산해보기도 두려운 금액이다. 다만, 생각해볼 점은 한국의 전세처럼 목돈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 완전히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좀 어렵다. 그래도 다행인건 아내가 포닥을 하고있는 기관에서 포닥 전용 아파트를 제공하고 있어서, 우리는 대략 $2,500 정도의 월세만 내고 있다. 뉴욕 평균 월세의 절반이긴 하지만, 이마저도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인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자제품이 좀 싸게 느껴진다. 예로 들어 아이폰16을 한국에서 125만원에 사기에는 좀 비싸보인다. 하지만 미국에서 $799라면? 2년 넘게 사용할 것을 생각하면 한 달 월세에 비해 합리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외식 물가
한국에서 외식을 큰 맘 먹고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좋은 레스토랑이나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는게 아니라면, 말 그대로 집이 아닌 음식점에서 먹는 경우라면, 배달 음식과 비교해서 크게 비싸지 않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전혀 느낌이 달랐다. 일단 간단하게 저녁을 해결할만한 음식점이 잘 없기도 하지만, 어딜가나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 나온다. 거기에 팁까지 추가로 15~18% 붙이면 언제봐도 놀라운 금액을 마주하게 된다. 미국 영화를 보면 항상 손님을 집으로 초대하고, 술을 마셔도 집에서 파티를 하는걸 보면서 도대체 이해가 안됐었는데, 이제 좀 이해가 가는 것 같기도 하다.
그에 비해서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햄버거나 슬라이스로 판매하는 조각 피자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저소득층일수록 비만이 많아지는 현상이 쉽게 이해가 된다.
세금
이 외에도 전반적인 생활비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게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보다 가장 적응이 안되는 부분은 세금이다. 연방 정부에 내는 세금이나 주 정부에 내는 세금이 아니다. (그마저도 뉴욕은 뉴욕시에 내는 세금이 추가로 있다.) 모든 소비에 sales tax가 추가된다. 대략 6%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정말 어디에나 적용된다. 외식을 하건, 아마존에서 쇼핑을 하건, 식료품점에서 장을 보건, 항상 결제하기 직전에 세금이 추가되면서 가격이 뛴다. 부가세가 포함된 가격을 보는 것에 익숙한 입장으로써는 날강도가 따로 없다.
사실 한국과 비교해서 비싼 것들이 크게 체감이 되면서 더 비싸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일반적인 생활만을 고려한다면, 한국과 비교해서 많이 비싸다는 느낌은 아니다. 임금 수준이 한국에 비해 높다는걸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다만, 가끔씩 하는 외식이나, 미용, 쇼핑 등에서 지출이 크게 느껴진다. 아직도 적응할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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