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뉴욕에서 생활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에서 사용하던 번호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다른 것들은 모두 차치하더라도, 본인 인증을 위해서 최소한 본인 명의의 번호가 하나쯤은 필요했다. 여러가지 인증서를 통한 인증이 가능하긴 했지만, 혹시 또 모른다는 마음에 아내와 함께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찾는 요금제는 몇 가지 조건이 있었다.
- 해외에서 본인 인증 문자를 받을 수 있다.
- 휴대폰을 하나만 사용한다.
- 가격이 저렴하다.
- 가끔 한국에 들어갔을 때, 사용이 편리하다.
- 출국 직전까지 데이터를 사용한다.
여기저기 블로그 글들을 알아보니, 우체국 요금제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가격도 저렴하고, 우체국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마침 집 바로 앞에 있던 우체국으로 가서 관련 문의를 해보니, 우체국에서 "판매"와 "가입"을 위탁받아 진행할 뿐, 그 이상 특별할 것은 없다고 했다. 나는 알뜰폰 통신사를 바꿔가며 수년간 사용해 왔던 터라, 판매와 가입을 우체국을 통해 진행한다는 점이 딱히 장점으로 생각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다른 곳을 더 찾던 와중에 관련된 글을 발견했고, 여기서 추천하는 대로 KT M 모바일을 선택하게 되었다. 추가적으로 궁금한 것들을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우리가 생각하던 조건에 모두 완벽하게 부합하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1) 해외에서 본인 인증 문자를 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 한국 번호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지 전혀 모를 때는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건 어지간한 통신사의 요금제라면 모두 가능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알뜰요금제 업체들이 로밍 서비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가격이 문제일 뿐, 문자 수신이 불가능한 경우는 없었다.
KT M 모바일도 해외에 들고 나가서 사용할 때는 자동 로밍을 지원하기 때문에 문자 수신이 가능했다. 다만, 본인 인증을 위한 문자는 대부분 MMS인데, 이 경우 데이터가 있어야 내용 확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데이터가 없다면 문자의 수신 여부는 알 수 있지만, 내용은 읽을 수 없단다. 데이터 로밍 상태라면, 로밍 데이터가 사용될 것이고, wifi가 연결되어 있다면 wifi를 통해 내용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조금 찝찝했지만, wifi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 인증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까 싶다. 그리고 본인 인증이라는게 가능하기만 하다면, wifi존으로 이동할 시간조차 없을 만큼 급할 이유는 없었으므로, 이정도면 됐지 싶었다. (사실, 이것도 통신사에 따라 달라질만한 내용은 아니다.)
2) 휴대폰을 하나만 사용한다.
휴대폰을 번호마다 한 대씩 보유하고 싶지는 않았다. 간혹 외국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들어오신 분들이 휴대폰을 2대씩 들고 다니는걸 본 적이 있는데, 상당히 불편해 보였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왠만한 요금제라면 모두 가능한 것이었다. 요즘 휴대폰들은 USIM와 eSIM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하나의 휴대폰에 두 개의 번호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KT M 모바일에서 USIM을 사서 한국 번호를 사용하고, 미국의 통신사에서 eSIM을 다운받아 미국 번호를 활성화 시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한국 번호는 한국에서 미리 개통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고객센터에 따르면, 외국의 망을 빌려서 서비스를 하는 것이므로, 외국에서도 개통이 된다고 확실하게 답을 줄 수 없다고 한다. 외국에서 개통이 된다는 사람도 간혹 있다고는 하지만, 통신사가 이를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이 점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서 생활하는 중간에 휴대폰을 교체하게 된다면, 한국에 들어가서 다시 개통하기 전까지는 휴대폰을 2대씩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3) 가격이 저렴하다.
본인 인증이 중요하긴 하지만, 최대한 저렴한 가격이길 바랬다. 매월 드는 통신비가 각자 5천원 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조건을 만족하는 것들은 알뜰폰 통신사마다 한 두개쯤 있었다. KT M 모바일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요금제는 "초알뜰 함께쓰기 결합 요금제 - 데이터 함께쓰기 120분" 으로, 가격은 현재 1,900원 / 월 이다.
원래는 이렇게 해외 사용 용도로 나온 것은 아닌 것 같지만, 문자와 전화만 포함되어 있고, 데이터는 아예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저렴한 것 같다.
4) 가끔 한국에 들어갔을 때, 사용이 편리하다. & 5) 출국 직전까지 데이터를 사용한다.
이건 사실 KT M 모바일과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이것들 때문에 KT M 모바일이 아닌 다른 것들을 더 찾아보려고 했는데, 해결 방법을 찾아서 그만두고 정착했다. 방법은 "데이터 eSIM"을 구매하는 것으로, 주로 해외여행에 갈 때 이용하는 방법이다. 해외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USIM을 사거나, 휴대용 wifi dosirak 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해당 국가의 데이터만 사용할 수 있는 eSIM을 구매해서 다운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세상이 이렇게 변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네이버에 "데이터 eSIM"으로 검색하면 온갖 국가의 eSIM을 찾을 수 있었다.
한국에 들어갈 때는, 이를 똑같이 활용하면 된다. 한국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고, 한국 데이터 eSIM을 구매해서 들어가면 한국에서 데이터는 구매한 eSIM으로 사용하고, 문자와 전화는 KT M 모바일의 USIM으로 사용할 수 있다.
출국 직전까지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도 이와 똑같다. 구매한 USIM을 미리 개통하고, 데이터용 eSIM을 추가로 구매해서 출국까지 남아있는 기간동안 사용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국 데이터 eSIM을 구매할 때, "로컬망"을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조금 저렴한 것 같이 보이는 "로밍망" 제품을 사용했는데, 인터넷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VPN을 켜고 인터넷을 사용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음 번에 한국에 들어갈 때는 꼭 로컬망으로 구입해야겠다.
뉴욕의 JFK 공항에 내린 첫 날부터 한국 번호로 국제 전화가 왔다. 해외 체류 신고를 하고 왔는데, 작성을 잘못해서 반려됐으니 다시 하라는 주민센터의 전화였다. 예기치 않게 KT M 모바일이 제대로 작동하는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이메일로 명세서를 받고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국제 전화는 수신만 하더라도 요금이 조금 발생한다...
글을 쓰고 보니 굳이 KT M 모바일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그저 저렴한 요금제이기만 하다면, 어떤 요금제건 상관없이 해외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사용하면 될 것 같다. 통신사별로 고려할만한 점이라면, 앱으로 요금제를 바꾸는 등의 작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지, 고객 센터는 친절한지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래도 어쨌건 지금까지는 잘 사용하고 있고, 한국에서 고객 센터에 문의 전화를 했을 때도, 크게 불편한 점이 없었기 때문에 아직은 선택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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